• 서점
  • 번역가의 서재
  • 주소
  • 마포구 동교로17길 67 101호
  • 전화
  • 영업 시간
  • 화-금 12:30 – 19:30, 토 13:30 – 19:30 (휴무: 일,월)
  • 웹사이트
  • instagram.com/tlbseoul
어느 날 문득 서재를 둘러보다 생각했다. 빼곡히 쌓여가는 이 책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작은 도서관처럼 느껴지는 내 서재 같은 서점을 해보고 싶다고. 몇 년 뒤, 번역가 박선형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그는 마포구 서교동에 ‘번역가의 서재’를 연다. 물론, 방문하는 모든 이를 위한 열린 서재다. 책방은 번역가의 안목으로 엄선된 번역서로 가득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양서가 이곳에선 화사한 볕을 받는다. 언어만큼 다양한 뉘앙스가 갈래를 뻗는다.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에 항상 목이 마른 당신이라면 분명 이곳에 매료될 테다.

인터뷰: 박선형 (번역가의서재 대표)
Q. 이곳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내가 잘 알고 좋아하는 책이 번역서다. 잘 알릴 수 있는 책만 비치하고 싶다는 욕심과 양질의 번역서를 소개하고 싶다는 번역가로서의 사명감이 내게 있다. 번역가의 서재는 그렇게 선별한 다종다양한 번역서를 판매하는 책방이다. Q. 어떤 책이 어떤 식으로 비치되어 있나? 일단 문학서가 국가별로 분류돼 있다. 일본•아시아 문학, 영미 문학 위주다. 그 사이사이에 신간과 예술 분야 서가가 있고, 그림책이 한편에 자리한다. 한가운데 놓인 기다란 진열대는 이달의 테마 코너로, 관련된 책을 소개한다. 7월의 주제는 여행과 여름 이야기다. 책 목록을 정해놓는 게 아니라서 매주 진열이 바뀐다.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다. Q. 좋은 번역서를 선별하는 노하우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많은 작가를 알고, 오랫동안 읽어온 것이 노하우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신간의 옥석을 가려내는 일도 중요하다. 출판사마다의 강점을 파악해서 선별하는 편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읽은 책 위주로 배치한다. 훑어보기만 한 것도 있지만 어느 정도 내용을 알아야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Q. 주로 어떤 독자가 방문하나? 대다수가 출판사 직원이다. 출판사 대표도 많이 온다. 입소문이 나서 번역가, 번역 에이전시, 일러스트레이터 등 출판 관련 종사자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나머지는 동네 주민이다. 의외로 학부모, 초등학생도 많이 온다. 그림책 부분을 강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열리는 독서 모임 참여자가 단골이다. Q. 독서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나? 일주일에 한 번씩 책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목요회와 일요회가 있다. 마지막 주에는 ‘번역가가 소개하는 5권’ 중 하나를 골라 읽는다. 책방 초기에 제안을 받아 열게 됐는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항상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Q. 그 밖에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가? ‘원서로 배우는 일본어’ 클래스를 직접 진행한다. 강사 생활을 오래 했지만, 여기서는 구성원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서 나조차 참여하는 기분이 든다. 서점을 하며 번역 일과 강의까지 병행하는 게 힘든 일인데도 수업이 재밌는 이유는 참여자 덕분이다. 한편, 8월 초부터 이주환 번역가의 ‘원서로 배우는 프랑스어’ 강의가 시작된다. 색다른 방식의 영어 강좌도 열 생각이다. Q. 번역 관련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시킬 계획인가? 그렇다. 궁극적으로는 번역가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강좌를 만들고 싶다. 번역 아카데미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 부담감이 줄면 좋겠다. 실제로 통번역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나 새내기 번역가가 책방에 많이 오는데, 그들이 종종 세미나를 요청하기도 한다. Q. 책방지기로서의 욕망과 번역가로서의 욕망이 책에 얽힌 네트워크를 통해 선순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책방 하기 잘했다. 번역가는 외로운 직업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둔형 생활을 한다. 원래 외향적이었던 내가 자꾸 외톨이가 되는 것 같았는데, 책방을 하면서 그런 갈증이 해소됐다. 좋은 사람과 만나 공간과 취향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더라.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서재를 지키고 있다. 서점 하고 싶다는 분들이 가끔 오는데, 적극적으로 추천해서 몇몇은 벌써 시작했다.(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줄 수 있나? 요즘 화두가 ‘유지’다. 무슨 일이든 마음 먹어서 못 할 건 없는데, 그걸 유지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마음가짐으론 외부와 비교하지 않고 내 색깔을 지킨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까운 미래의 계획이라면, 발행인으로서 뭔가를 만들고자 한다. 올해 안에 작게나마 ‘번역가의 서재 신문’을 내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