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북앤필름은 독립출판물이 가득한 보물 창고다. 11년이라는 기간 동안 축적된 수많은 출판물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이 중에는 절판되었거나 한정판으로 제작된 것도 많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작물만 4,000여 종. 서점 자체 워크숍을 통해 제작된 출판물도 상당수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독립출판물을 소개해왔음에도 스토리지북앤필름은 자체적인 방향성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독립출판 제작자 각각의 방향성을 그저 지지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태재 (스토리지북앤필름 매니저)
Q. 스토리지북앤필름을 소개해달라. 소규모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해방촌의 작은 서점이다. 2008년 충무로에서 필름 카메라를 판매하는 ‘카메라 스토리지’로 시작해 소규모 독립출판물을 함께 다루면서 지금의 이름이 만들어졌다. 해방촌으로 이전한 지는 6년, 합치면 11년이 된 셈이다. 지금은 카메라보다는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Q. 책방 이름처럼 잘 정리된 ‘창고’ 같다는 느낌을 준다. 이곳에 아주 많은 독립출판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약 4,000여 종이다. 많은 종수를 다루는 이유는 독립출판물의 가장 큰 매력이 ‘다양성’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기준을 세우기보다는 가능하면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소개하려 한다. Q. 책 판매 이외에도 많은 활동을 하는 듯하다. 소개해달라. 기본적으로 책방은 책을 판매하는 곳보다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게 돕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워크숍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책방에서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독립출판물이 이제는 적지 않다. 또 책을 직접 내기에는 부담스럽거나 아직 용기가 없는 사람을 위해 직접 출간물을 제작하기도 한다. 사진집 《워크진(walk zine)》 같은 경우에는 걸어 다니며 찍은 사진을 투고받아 책으로 발간한다. 그 외에도 10명의 작가가 쓴 10편의 글을 제본 없이 낱장으로 봉투에 담아 소개하는 《에세이 스토리지》, 기존 독립출판물을 문고판으로 제작해 재조명하는 《청춘 문고》 등을 발간한다. 또, 독립출판 제작자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퍼블리셔스테이블’을 공동 주최한다. Q. 독립출판 페어 ‘퍼블리셔스테이블’의 컨셉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출판인의 테이블’이다. 독립출판 제작자가 책상에 자신의 작품을 올려두고 직접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자리다.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앞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다.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을 돕는 일. ‘놀궁리’라고 명명된 출판 제작자와 서점 연합팀이 함께 기획 진행하고 있다. 올해 다섯 번째 퍼블리셔스테이블은 250팀과 함께 디뮤지엄에서 진행됐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길을 제시하는 등대보다는 바다에서 방향 없이 표류하고 있는 배들에게 식량을 전달하고 함께 나아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일을 책방으로서 지속하고 싶다. 살면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곳,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곳, 그리하여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