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방 고래는 지나온 과거(古)에서 다가올 미래(來)까지 우리의 모든 순간을 함께 바라보자고 제안하는 종로구 청운동의 서점이다. 사진 갤러리 ‘류가헌’의 바로 옆 자리에서 국내외 다양한 사진가의 매력적인 작품집과 시각 이론서를 선별하여 판매한다. 이른바 ‘이미지 홍수의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왜 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작은 공간 안에 깃들어 있다. 무엇보다, 그러한 고민에 쉽게 다가가는 길을 이어주는 일을 소명으로 삼으며. 고래는 프레임 너머의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기다린다.

인터뷰: 차윤주 (사진책방 고래 대표)
Q. ‘고래’는 어떤 의미인가? 덧붙여 책방을 소개한다면? 한자로 옛 고(古)에 올 래(來) 자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사진부터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이미지까지 함께 보자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필름 카메라 사용자와 현상소가 다시 늘어나는 시대다. 고래는 왜 우리가 아직도 사진을 찍고, 사진집을 내고, 전시를 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지 함께 이야기하는 책방이다. 무엇이 좋은 사진인가, 우리는 왜 보는가, 계속해서 그런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Q. 사진책 전문 서점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예전에 사진 촬영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필름 카메라로 실습을 하는데 너무 재밌었다. ‘왜 사진을 찍는지’ ‘어떤 걸 봐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을 배웠다. 그 기억이 지금도 강렬하다. 다른 일을 하며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재미난 일을 해보고 싶은 맘에 협동조합으로 책방을 해볼까 싶었다. 그런데 한 지인이 현상소를 열었더라. 2017년, 그 집 선반을 빌려 팝업 스토어를 연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면서 한국 작가의 좋은 사진집을 출간하는 사진 갤러리 류가헌과 교류하게 됐다. 그해 12월에 이곳으로 이전했다. Q. 필름이 주는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식에 비유하고 싶다. 편의점에 가면 2-3분만 데우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다. 그런데 맛있는 걸 먹으려면 공을 들여야 한다. 이미지 홍수의 시대에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늘 있는 것 같지만, 그게 어떤 ‘감성’의 유행과 맞물려 좀 더 공을 들인, 좀 더 생각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다. Q. 책은 어떻게 큐레이션하나? 처음엔 사진집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서가가 널널했다. 이젠 이론서, 비평서 등까지 선별하다 보니 수가 늘었다. 시기별로 특정 작가의 작품집을 모아서 소개할 때도 있고, 읽기 모임을 할 때 비평서나 이론서가 소개하는 사진집을 전진 배치하기도 한다. Q. 어떤 이가 주로 오는가? 갤러리 옆에 위치하다 보니까 전시 관람객이 책방까지 온다. 그런데 책을 보러 오는 독자층이 늘어나고 있다. 서촌의 특성상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가 이곳을 찾는다. Q. 사진 갤러리 류가헌과 협업도 진행하나? 류가헌에 ‘사진책 전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그때 연계해서 ‘고래 톡스’라는 제목으로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기도 한다. Q. 책방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사진책 함께 읽기’ 모임이 있다. 혼자 읽기는 힘든 존 버거, 수전 손택, 발터 벤야민, 롤랑 바르트 등을 함께 읽는다. 처음엔 류가헌 큐레이터와 둘이서 시작했다. 그러다가 모임으로 발전시켜 이제 16회차가 됐다. 다음으로 ‘고래 마실’은 일회용 카메라를 나눠주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현상 및 스캔까지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필름 카메라가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입문자에게도 권태기를 겪고 있는 이에게도 일회용 카메라 사용을 추천한다. Q. 2년차가 됐다. 어느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끼나? 한 번도 사진집을 사본 적이 없는 손님이 책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가 종종 있다. 얘기를 들으며 같이 골라보는데, 나중에 만족했다고 하면 굉장히 감사하다. 오묘한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기보다, 누군가 영감을 얻거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을 함께 볼 기회를 만드는 것이 책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사진 관련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이들과 자주 교류를 하게 된다. 거래도 거래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자주 고민했다. 얼마 전 ‘고래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출판사 등록을 했는데, 어떤 작가의 생애 첫 사진집을 만들어주는 사진 출판사가 되고 싶다. 사진책방 고래에서 그걸 소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