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
  • 노른자
  • 주소
  • 영등포구 문래로4길6 현대2차아파트 상가 1층
  • 전화
  • 02-3667-6254
  • 영업 시간
  • 10:00 – 16:00 (휴무: 토,일)
  • 웹사이트
  • norunza.com instagram.com/norunza
영등포구 문래동 한 아파트 상가에 ‘노른자’가 있다. 아이와 엄마가 주인공인 그림책방이다. 책방지기 서민경, 박성혜, 권은정은 출산과 육아로 발이 묶여 “섬처럼 외로운” 일상을 뒤바꾸고자 의기투합해 책방을 열었다. 아이와 엄마를 환대하는 안전한 공간, 그야말로 노른자 같은 공간이 됐다. 형형색색 서가를 물들이는 책들만큼, 이곳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아주 활발하게 열린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와 엄마와 또 모든 이의 이야기가 쌓여간다. 어떤 이는 이곳을 ‘학교’라 부르는데, 교감을 이루고 성장을 체험하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 책방이라는 작은 공간이 만들어내는 파동. 계속해서 ‘노른자’는 튀어 오를 듯 안팎으로 생동하고 있다.

인터뷰: 서민경, 박성혜, 권은정 (노른자 공동 대표)
Q. ‘노른자’는 어떤 서점인가? 서민경: 아이들이 환대받지 못하는 사회다. ‘노키즈존’ 논란도 있지 않나. 그런데 아이를 둔 엄마 역시 마찬가지다. 어디를 가나 눈치를 봐야 한다. 우리는 아이와 엄마가 주인공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노른자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 혹은 인문서를 판매하는 책방이다. ‘노른자’라는 이름은 중심적이고 핵심적인, 따듯하고 밝고 명랑한 심상을 의미한다. Q. 그림책이 무척 많다. 어떤 테마가 있나? 서민경: 처음에는 무조건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동물, 탈 것, 웃긴 것을 다루는 책 위주로 갖다 놨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성, 성교육, 자연 등 다양한 주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Q. 셋이서 하나의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은? 서민경: 한 명이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를 맡는다. 책방은 주 5일간 여는데, 운영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굉장히 짧다. 아이들 저녁밥을 차려주기 위해서다. 맨날 닫혀 있다는 원망을 굉장히 많이 듣는다. 아이가 없거나, 아이를 다 키운 분이 책방지기가 되어주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다.(웃음) Q. 주로 어떤 이들이 이곳을 방문하는가? 권은정: 그림책으로 아이와 교감하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주로 온다. 박성혜: 처음엔 공동 육아 목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을 찾고 수업을 개설했다. 그래서 지인이 많이 왔는데, 그림책 관련 수업과 모임을 만드니 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동네 주민보다 외부에서 오는 이가 더 많다. Q. 책방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박성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키즈 북클럽’, 영유아 대상 그림책 낭독 프로그램, 도예와 원예 등을 그림책과 접목한 수업도 한다. 어른들을 위한 독서 모임 ‘노른자 북클럽’을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노른자가 전업맘이면, 흰자는 워킹맘이다. 흰자 모임이 주말에 열린다. 그 밖에도 다양하다. 수업과 모임으로 꽉 차 있다. 권은정: 책방 블로그(www.norunza.com)에 수업 정보, 후기, 책 소개 등 모든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블라인드 북으로 ‘이달의 책’도 판매하고 있으니 많이 이용해달라. Q. 많은 책방을 다녀봤지만, 단연 활발해 보인다. 서민경: 정말인가? 신기하다. 그런데도 운영이 빠듯하다. 완벽한 도서정가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힘든 것 같다. 대부분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고 동네책방에서 책을 잘 안 산다. Q. 작은 책방 안에 우리 사회의 많은 이슈가 얽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민경: 손님들이 이슈를 던지기도 하고, 운영하면서 우연히 떠오르기도 한다. 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끼리는 ‘노른자 학교’라는 말을 쓴다. Q. 아이를 가진 여성으로서 당신에게 이 책방은 어떤 공간인가? 서민경: 솔직히 말해 아이와 떨어진 공간이 있어서 너무 좋다. 주부에게 집은 편한 공간이 아니다. 그냥 일터다. 설거지거리도 쌓여 있고, 빨래도 널어야 되고, 청소도 해야 되고. 집이 나를 위로하지 않아서 힘들었다. 내게 이곳은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과 같다. 그런데 따로 있다 보니까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생기더라. 책방이 건강한 기능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권은정: 도예 수업에서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감정을 털어낼 때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일주일 동안 여기 오는 날만 기다려요” 얘기할 때 가장 보람차다. 서민경: 아이들에게는 ‘안전기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내 아이가 여기를 물리적인 안전기지로 느끼는 것 같다. 아이에게 자기를 환대하는 공간이 있었다는 기억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 또 하나. 내가 출판 편집자 출신인데, 출산 후 10년 가까이 ‘경단녀’로 살다가 최근 책방에서 닿은 기회를 통해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굉장히 기쁘다. Q. 앞으로 어떤 책방으로 남고 싶나? 박성혜: 다들 그런다. “아직 안 망했어?” 작은 동네에서 책방을 이어가기란 마법 같은 일이다. 오래 하고 싶다. 그것이 가장 원초적이고 솔직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