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좋은 적당한 높이의 탁자와 편안해 보이는 의자, 아늑한 조명과 책장. 공간을 둘러보고 있으면 마치 잘 꾸며놓은 서재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사진집을 좀 더 편안하게 읽었으면 하는 책방지기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이곳은 사진 전문 서점 이라선이다. 이라선에 있는 책은 좋은 사진집을 찾는 것이 취미인 김진영 대표가 해외를 돌아다니며 직접 골랐다. 사진을 오래 공부해왔고 직접 사진집을 발간하는 사진가라고 하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사진집에 관심은 있었지만, 잘 알지 못해 읽기를 망설였던 사람이라면 이제 주저하지 말고 이라선을 찾아가자. 당신이 찾던 그 사진집이 바로 이곳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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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영 (이라선 대표)
Q. 서점 소개를 부탁한다. 국내외 사진집, 사진과 관련된 책을 다루는 사진 전문 서점이다. ‘이라선’이라는 이름은 떠날 이(離), 아름다울 라(羅), 배 선(船) 자로 이뤄져 있다.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배’라는 뜻이다. 세계 곳곳에서 포착하고 편집한 이야기가 담긴 사진집을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경험이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배를 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생각으로 지었다. Q. 사진 전문 서점을 연 연유는 무엇인가? 오랫동안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가 사진이었다. 사진을 전공하기도 했고, 직접 찍기도 했다. 사진 전문 서점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서점을 낸 이유라면 그간 봐왔던 좋은 사진집을 소개하고 싶어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니까 잘할 자신도 있었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Q. 사진집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보통 사진집이라고 하면 사진을 모아놓은 책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진집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편집된 작품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사진집에도 스토리가 있다. 예를 들어, 《히든 이슬람》이라는 책을 펼쳐보면 이탈리아 북부의 상점들이 흑백사진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런데 흑백사진이 담긴 페이지 안쪽을 펼쳐보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 컬러로 나온다. 숨어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종교적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이를 텍스트가 아닌 사진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글로 설명했다면 이런 느낌을 줄 수 없었을 거다. 사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Q. 사진집을 선정하는 기준은? 기획 의도가 잘 구현된 사진집을 고른다. 개인적으로 형식과 내용이 같을 때, 잘 만든 사진집이라고 평가한다. 달리 말하면, 작가가 이 사진집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비교적 명확하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Q. 손님에게 사진집을 추천해주기도 하나? 많은 손님이 서점에 와서 사진집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와 함께 추천을 부탁한다. 그러면 그의 취향이나 관심사와 현재 상황 같은 것을 듣고 사진집을 추천한다. 여기 있는 사진집을 모두 잘 알기 때문이다. 대부분 만족해하는 편이다. Q. 공간 구성이 누군가의 서재 같다는 느낌을 준다. 특정 공간을 염두하고 구성한 건 아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의도한 부분이라 그런 말을 들으면 좋다. Q. 앞으로의 이라선은 어떤 공간이 되고 싶나? 서점은 책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그렇다면 좋은 서점은 좋은 책을 소개하는 곳이겠다. 잘 만들어진 사진집이 가득한 서점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좋은 책을 찾아 소개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해외 출장도 많이 계획하고 있다. 또 이제는 소개하는 것을 넘어, 사진집 제작 워크숍을 진행해보려 한다. 한국에서도 좋은 사진집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