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
  • 그날이오면
  • 주소
  • 관악구 신림로14길 26
  • 전화
  • 02-885-8290
  • 영업 시간
  • 10:00 – 23:00 (휴무: 일)
  • 웹사이트
  • gnal.co.kr
사회 변혁에 대한 의지가 활발했던 1980년대, 인문•사회과학 서점은 이론과 실천이 만나는 급진적인 공간으로 전국 대학가 앞을 수호했다. 한때 백 오십여 개에 달했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그 수가 줄어 이제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8년에 간판을 올린 서울대학교 앞 그날이오면은 명실상부 국내를 대표하는 인문•사회과학 서점이다. 삼십여 년이 흘렀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므로. 더 나은 사회를 상상하는 이들이 기다리는 ‘그날’은 어떤 모습일까?

인터뷰: 김동운 (그날이오면 대표)
Q. 서점을 소개해달라. 그날이오면은 인문•사회과학 전문 서점이다. 인문•사회과학 서점은 1980년대, 즉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변혁 운동이 활발했던 시기를 기점으로 대학가, 공단 지역 등에 집중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전국의 대학가에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없는 곳이 없었다. 당시 서울대학교 앞에만 6~7개 정도가 있었다. 대다수가 사라졌거나 성격을 바꾸었지만, 우리 서점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서점 이름은 심훈의 시 ‘그날이오면’에서 따온 것인가? 그렇다. 심훈의 시 ‘그날이오면’과 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의 동명의 곡에서 유래했다. 서점 창립자가 지은 이름이다. 우리는 1990년부터 운영을 맡았다. ‘그날이오면’이라는 노래가 회자되던 시절, 많은 이가 한국 사회의 변화를 열망했다. 이를테면 당시의 군사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장 같은 것 말이다. 이 가치가 실현된 세상을 ‘그날’이라 표현했다. 서점 이름에는 이러한 가치를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Q. 판매하는 책에 대해 소개해달라. 거시적으로는 인간 사회의 중요한 문제와 직결된 주제의 책을 다룬다. 운영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책을 다뤘지만,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스펙트럼이 점차 확장되어 문화, 젠더, 문학, 환경, 철학, 역사 등으로 카테고리가 세분화됐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고전의 흐름이 있고, 이 흐름에 합류해 시대적으로 새롭게 조망받는 주제의 책이 있는데, 최소한 한 분야의 대표적인 책은 다 갖추려 한다.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하는 양서를 여러 분야에 걸쳐 엄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Q. 서점 자체가 한국 근대사의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다사다난한 순간이 많았겠다. 가장 큰 사건은 1997년에 일어났다. 당시 서울 시내 인문•사회과학 서점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침탈을 받았다. 이적 표현물 판매•소지 및 이적 활동을 도모했다는 명목이었다. 책을 압수당하고 명의상 대표인 처가 구속된 상황이었다. 당일 저녁, 서점 앞에 오백여 명의 학생이 모여 서점 침탈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후 대공분실로 이어진 시위는 석방을 요구하는 이백여 명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그 학생들의 눈동자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에게 그날이오면은 모든 연대자의 바람과 희망이 담긴 공동체다. 이 공동체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Q. 미래에 어떠한 서점이 되고 싶은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나의 지향점을 제안하는 상징적 표지(標識)와 같은 장소로 남고 싶다. 사회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경제적 평등과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군사, 환경적 요인 등으로부터 해방되고, 사회적 소수자가 본연의 삶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지향은 인간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일 테다. 과거에 비하면 소수이지만 이러한 삶의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날이오면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