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 개똥이네 책놀이터는 말 그대로 ‘놀이터’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놀러 와 책을 읽고, 어른들은 책을 기반으로 모여 건강한 수다를 나눈다.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정영화 독서 활동가가 제시하는 독서 철학에 있다. 책 읽기는 재밌어야 하고, 독서를 통해 배운 것을 나누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믿음. 책방이 단순히 책을 모아놓은 곳이 아니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길 바란다는 그의 말처럼 개똥이네 책놀이터는 책방을 넘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웃집에 드나들 듯 편하고 즐겁게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이 조금씩 개똥이네 책놀이터가 가진 책 향기를 퍼트리고 있다.

인터뷰: 정영화 (동네책방 개똥이네 책놀이터 대표)
Q. 어떤 서점인가? 개똥이네 책놀이터는 책을 매개로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2011년 보리출판사와 휴머니스트로부터 공간을 제공받아 문을 연 이후 8년간 아이에게는 놀이터 같은, 어른에게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서를 통해 얻은 것을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먼저 책 향기가 가득한 공간을 만든 다음, 책을 매개로 한 ‘만남’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책 읽는 일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나 스스로를 책방 주인이 아니라 독서 활동가라고 규정한다.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게 만드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Q. 가정집을 개조했다고 들었다. 공간을 소개해달라. 작은 앞마당과 지하가 있는 2층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마당에는 나무로 만든 진짜 놀이터가 있다. 몸으로 하는 활동을 할 때 활용한다. 1층의 절반은 책이 가득한 서점이고, 나머지 절반은 카페이자 전시 공간으로 쓰인다. 지하는 층고가 낮아 동굴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운데 위치한 서가는 놀이터에 있는 정글짐을 닮아 있는데, 아이들이 재밌게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사이사이를 넘나들거나 곳곳에 숨어 책을 읽는다. 책 읽는 아지트랄까. 2층은 ‘꼬마평화도서관’이라는 팀이 입주해 있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진행할 때 도움을 주고받는다. Q. 전시 공간에서는 주로 어떤 전시를 여나? 전시는 거의 동네 주민에 의해 이뤄진다. 독서 모임 참가자들이 쓴 시, 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한 서예 수업 결과물, 평소 창작을 해왔지만 자신이 없어 혼자만 가지고 있던 작품 같은 것들. 여기서 중요한 건 ‘가볍게’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듯 가볍게 해보자는 거다. 그런 도전이 많은 것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도 많다. Q. 스스로를 독서 활동가로 규정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마음가짐이다. 독서 활동가의 첫 번째 역할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책 읽는 방법을 고민한다. 예를 들면 ‘돗자리 위로 나는 책’이라고 진짜 돗자리를 펼쳐두고 마치 마법 양탄자를 탄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구연동화를 한다거나, 책 속 주인공이 하는 대사와 몸짓을 직접 따라 하며 감정이입을 해보는 ‘몸으로 읽는 그림책’같은 활동이 있다. 밤에 모여 책방 불을 모두 끄고, 각자 독서등을 들고 다니며 책을 읽는 독서 캠프도 매년 진행한다. 이런 경험이 나중에 독서 활동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역할은 책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곳에 있는 책들이 모두 판매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책이 손상됐을 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설명한다. 이는 책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 개똥이네 책놀이터는 앞으로 어떤 책방이 되고 싶은가? 이제 시즌 2를 맞이한다. 지난 8년간 보리출판사와 휴머니스트와 연계해 공간을 운영했는데, 이제 독립하기로 했다. 그런 만큼 개똥이네 책놀이터가 지향했던 부분을 더 드러내고 싶다. 관련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모임과 활동에 ‘배움’이라는 측면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경험으로 배우는 것을 넘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개똥이네 책놀이터가 동네의 문화 거점이 되도록.